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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진영선교사)


저는 못난 남편입니다

swm 2023.12.29 02:37 조회 수 : 17

  • 폐렴균이 다 사라지고 열이 내려 2-3일 안에 TPN(혈관을 통한 영양주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 위산과 담즙으로 망가진 폐가 온전히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자가호흡을 하며 식도와 기도로 연결된 구멍을 막는 시술을 통해 구멍을 완전히 막도록
  • 김은경선교사와 함께 제가 이슬람권 선교에 끝까지 달려갈 수 있도록

사랑하는 기도동역자님

만왕이 왕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어린 양으로 오신 성탄절과 밝아오는 새해를 맞이하여 기도 동역자님과 가정과 일터, 모든 범사 위에 여호와 하나님의 큰 은총과 축복이 부어지기를 간절히 축복하며 기도드립니다.

12월 마지막 연합기도회 말씀은 올해 한 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에 대하여 영광과 찬양을 올려드리며 기도와 재정으로 동참해주실 기도 동역자님께 감사의 메시지를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제 아내가 새들백 병원 중환자실에서 생명이 위급한 상황 가운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무의식 가운데 인공 호흡기에 의지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아내는 현재 볼 수도 들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마치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습니다. 저는 부어있는 아내의 손과 발을 마사지하며 지난 35년간 함께 지낸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86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아내에게 프로포즈한 일, 88년 결혼이후 베델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하고 91년 목사 안수, 92년 선교사 파송, 94년 러시아 선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선교사의 삶이 참 쉽지 않은 많은 도전과 어려움, 위기와 고난의 때가 있었지만 아내와 함께 할 수 있었기에 견디고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목사의 아내로, 선교사의 아내로 사는 삶이 결코 쉬운 삶이 아니었습니다.

아내 김은경선교사는 2008년 12월 식도암 3기로 발견될 당시 저희 늦둥이 요셉이 3살 이었습니다. 아내는 요셉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미국에 수술을 받기 위해 터키에서 들어와서 어느 목사님께서 치유기도를 해주시며 터키의 영적 돌파를 위한 연합기도운동의 희생제물로 받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기도 동역자님들이 아내의 치유를 위해 기도할 때 터키와 이슬람권 선교를 위해 기도하게 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자신은 아픈 몸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받을 상급이 없을 것 같다는 고백하는 아내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지요.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동역자님의 중보기도로 아내의 생명을 살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15년 동안 여러 도전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잦은 기침과 가래로 인해 병원 검사를 통해 식도에 3개의 구멍이 발견되었고 그 구멍을 통해 기도로, 기관지와 폐로 물과 위산, 음식 찌꺼기가 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UCI 병원에서 시술을 통해 3개의 구멍 가운데 2개는 잘 막았지만 한 구멍은 막지 못했습니다.

결국 지난 8월 폐렴으로 2주간 병원에 입원하여 폐에 찬 물을 빼고 치료하는 과정을 통해 회복되었습니다. 그리고 11월 3일 시술을 통해 식도와 기도로 연결한 마지막 구멍을 막는데 성공했습니다. 시술 전후로 3개월동안 마시지도 먹지도 못하고 장으로 연결한 J-tube을 통해 기본적인 영양을 공급받고 2주전부터 물과 음식을 먹어도 된다고 해서 참 감사함과 기쁨으로 음식을 서서히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주전부터 기침과 가래가 나오기 시작하고 12월 19일 61세 생일을 보내고 그 다음날 수요일 오전에 갑자기 기침이 심해지고 몸의 상태가 나빠져서 앰블런스로 가까운 새들백 병원 응급실로 왔습니다. 응급실에서 조사를 통해 이미 폐렴과 함께 막힌 구멍이 다시 열리게 되어 위산과 담즘이 폐로 넘어가 숨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가 빠른 속도로 폐가 손상되어 패혈증 쇼크로 결국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여 겨우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아내 소식을 듣고 첫째 아들 가족, 둘째 아들 가족, 요셉, 그리고 친척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담당 의사는 아내의 몸이 현재 이 상황을 견딜 수 없고 언제든지 심장이 멈출 수 있다며 저희에게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얘기를 지난 12월 22일(금)에 들었습니다. 아니 마지막을 준비하라고 하니 저희들은 너무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어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기도동역자에게 긴급기도제목을 보냈고 그후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셔서 22일(토) 새벽부터 심장박동이 서서히 낮아지고 낮아진 혈압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조금씩 아주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의 생사화복이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에 달려있지만 우리가 함께 연합하여 기도하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고 믿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중보기도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내를 살려달라고 고쳐달라고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함께 사명을 감당하게 해달라고 울면서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아내의 죽음 앞에서 내가 얼마나 못난 남편이었는지 한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선교사이니까 당연히 세상의 가치관을 추구하지 않고 십자가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가 당하는 고통과 고난은 오히려 우리의 영광이며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진리이고 말씀에 합당한 진실이지만 지난 세월 동안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좀 더 따뜻하게, 좀 더 배려하는 마음으로, 좀더 사랑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못하고 선교사의 삶이 십자가의 삶이 당연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아내에게 희생만 강요한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찢어지듯이 아픕니다.

94년 러시아 선교사로 갈 때 저희 첫째와 둘째 아들이 6살이 되어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독일에 있는 선교사 자녀 학교로 보내고 1년에 3번 아이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내가 아이들을 늘 그리워하고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보고 싶어한다고 하면 정말 못 견디게 힘들어할 때마다 선교 사역이 바쁘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좀더 따뜻한 말로 위로하지 못했던 저는 못난 남편이었습니다.

2008년 식도암 수술 이후 여러가지 후유증으로 많이 힘들어할 때마다 선교 현장의 사역으로 연합기도운동에 이어 교회개척운동이 시작되면서 사역의 지경이 넓어지고 많아지고 바빠지면서 아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저는 못난 남편입니다.

아내는 흔히 여성들이 원하는 보석이나 옷이나 명품 같은 것을 전혀 원하지도 않았기에 그리고 더 갖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이 없다고 할 때마다 ‘그래 당신은 딱 선교사 타입이다’ 정당화하면서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도 전혀 묻지도 않는 저는 못난 남편입니다.

아내는 두 아이를 일찍 학교에 떠나 보내고 난 후 엄마로서 함께 있지 못한 미안함을 평생 간직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섬겼으며 제가 SWM선교회의 대표로서 지고 있는 짐이 너무 무겁고 힘들어 때로는 주저앉고 싶고 그만 두고 싶을 때마다 아내는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사명을 함께 감당해왔는데 그 고마움과 말없는 순종에 대해 잘 인정하지 못했던 저는 못난 남편입니다.

아무런 의식없이 인공 호흡기에 의지하며 숨을 가쁘게 쉬는 아내를 볼 때마다 ‘나는 못난 남편이다 잘못했다 잘 못한 것들이 후회되고 용서해 줘’ 눈물로 고백하지만 아내는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첫째 며느리인 보배가 제 아내를 돌보며 아침 기도를 마치고 어느 기도방에 올린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은 지난 밤 동안 안정되어 있었고 다행히 상태가 악화되지 않았습니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어머니는 삶의 마지막에 다가가 있지만, 만일 하나님의 뜻이라면 기적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어머님을 치유해 주시고 하나님의 긍휼을 보여 주실 것을 기도해주세요.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악화되기 시작했고, 우리는 어머니를 놓아주기에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적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무슨 일이 벌어지든 하나님은 선하시고 믿음직스러우십니다. 그리고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고 있는 아버님, 요한, 요엘, 요셉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사랑하는 기도동역자님, 저희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거룩한 부르심과 사명을 끝까지 붙잡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의 왕으로 다시 재림하시는 그 날까지, 모든 민족이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들을 때까지, 이슬람권의 잃어버린 이스마엘 자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을 때까지 제 아내와 함께 달려갈 수 있도록 아내를 살려주시도록 그리고 건강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요.

마18:18-19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인자하심과 신실하심 가운데 사랑하는 기도동역자님의 연합된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푸실 것을 기대하고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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