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진영선교사)
용서와 화해를 통한 은혜와 축복
아브라함의 나이 86세에 첫 아들 이스마엘이 태어납니다. 그리고 14년 후 아브라함의 나이 100세에 이삭이 태어나기 전까지 이스마엘은 아버지의 모든 사랑과 관심을 받았고 아버지의 유업을 이을 유일한 후계자였습니다. 그러나 이삭이 태어나면서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이 이삭에게 향하고 자신의 유업이 사라지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스마엘의 나이 15, 16세 때 이삭이 젖을 떼는 날, 이스마엘은 이삭을 놀리는데(창 21:9) 영어로 ‘mocking’이란 단어는 단순히 놀리는 것이 아닌 폭행을 동원한 육체적 학대(physical abuse)입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박해(persecution)’라고 해석합니다 (갈 4:29). 아브라함은 다음 날 일찍이 일어나 이스마엘과 엄마 하갈에게 떡과 물 한 가죽 부대를 주고 광야로 쫓아냅니다. 지난 14년동안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이스마엘은 아버지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엄마도 버림을 받은 깊은 상처와 분노를 안고 살아갑니다. 아버지를 향한 분노와 원망, 상처와 상실, 이삭을 향한 미움과 증오가 가득했을 것입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아브라함의 나이 175세에 죽게 되는데 드디어 두 형제가 약 70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창 25:9). 아버지 죽음 앞에서 이삭과 이스마엘은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를 하지 않았을까요?
야곱은 죽 한 그릇으로 형 에서의 장자권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가로챕니다. 결국 야곱을 죽이려는 에서를 피해 야곱은 20년 동안 외삼촌 라반의 종으로 살며 도망자의 신세가 됩니다. 야곱이 돌아오는 소식을 듣고 그을 죽이기 위해 에서는 400명의 군사를 이끌고 옵니다. 두려움 가운데 야곱은 얍복강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온전한 변화를 경험하며 극적인 화해의 순간을 맞이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에서가 달려와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창 33:4). 증오와 복수로 칼을 갈았던 에서와 도망자 야곱 사이에 서로를 향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그들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는 은혜와 축복을 경험합니다.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요셉을 시기하는 형제들은 요셉을 향한 미움이 가득하여 요셉의 나이 17세에 노예로 팔아버립니다. 요셉은 13년 동안 노예로, 죄수로 살면서 형들에게 버림받은 상처와 분노가 없었을까요? 요셉은 13년의 고난을 통과하며 마침내 애굽의 총리가 되어 비로소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내적 치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풍년 7년이 지나 흉년 2년이 되었을 때 그의 나이 39세에 음식을 구하러 온 형제들을 22년만에 만납니다. 형제들을 향한 복수가 아닌 형제들과 용서와 화해를 통해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요셉이 또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우니…”(창 45:7-15) 은혜와 축복을 경험합니다.
사랑하는 기도 동역자님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살리시기 위해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화목제물로 삼으시고 그가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하게 하셨습니다 (롬 5:10). 예수 십자가의 은혜, 십자가의 사랑, 십자가의 능력으로 우리는 하나님과 평화를 누리고 하늘에 있는 것들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셨습니다 (골 1:20).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서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 (고후5:18-19)
사랑하는 아내 김은경선교사는 2008년 10월 식도암 3기로 발견되어UCI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게 됩니다. 그 당시 2살인 늦둥이 요셉이를 두고 갈 수가 없었는지 아내는 요셉이가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15년 더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아내의 생명을 15년을 연장해 주셨습니다. 그 기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첫째 둘째 아들이 가정을 이루고 손자와 손녀를 볼 수 있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어느덧 15년이 흘러 2023년 아내는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되어 응급실로 실려가게 되어 결국 의사로부터 더 이상 살 가망이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자녀들과 손주들이 무의식 중에 있는 엄마와 할머니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임종예배를 준비하며 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오신 목사님은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말씀하시고 기도만 해주시고 가신 그 날, 하나님께 ‘아내를 조금만 더 살려주세요. 요셉이가 아직 대학을 가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내는 병원 ICU에 70일 머무는 동안 서서히 회복이 되어 말도 하고 두 발로 걸어 나올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후 자녀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첫째와 둘째 아들이 그들의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저희가 사역했던 러시아에서 자녀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없었기 때문에 선교 정책에 따라 6살 초등학교 1학년부터 부모를 떠나 선교사 자녀 학교로 가야 합니다. 어린 나이에 떠나 보낸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울 때가 참 많았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봄, 여름, 겨울 방학뿐이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저희 두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갖게 되었는데 엄마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지 어렸을 때 받은 깊은 내면의 상처를 얘기했습니다. 어렸을 때 자신들은 마치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았고 부모와 함께 지내지 못한 아픔이 있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제 아내와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아픔과 슬픔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왜 얘기하지 않았니? 너희에게 그런 상처와 아픔이 있었다면 사역을 그만하고 미국으로 돌아갔을텐데..” 자녀들은 엄마 아빠가 걱정할까 봐 오랜 세월 동안 얘기하지 않은 것이지요. 아내는 ‘잘못했다 용서해다오’ 울면서 용서를 구합니다. 아내가 하나님의 품에 가기까지 1년 10개월 동안 용서와 화해를 통한 은혜와 축복을 경험하게 하셨고 요셉이가 대학가는 것을 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잘 배려하지 못한 저는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아내와 화해하며 하나되는 은혜를 경험하며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나님의 때에 아내는 가장 평안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아버지의 품에 안겼습니다.
지금 아내가 정말 그립고 보고싶지만 아내가 못다한 사명, 저희가 함께 해야 할 마지막 사명, 2027년 B2N을 통해 그 땅의 나라와 민족들 사이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용서와 화해를 통해 하나됨을 이루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 확장되어 주님의 재림을 예비하며 왕의 대로가 수축되는 그 날,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 왕의 왕으로 만주의 주로 재림하시는 그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하며 기도하며 함께 달려갈 것입니다.